서울 뒷골목을 걷다

노을빛이 비치는 서울 골목

저녁 공기를 깊게 마시고 연필을 꺼냈다. 빛이 가늘게 깔리는 구간마다 어릴 적에 보았던 낡은 사진의 질감이 떠올랐다. 선을 아주 살짝 떨리게 두면 그때 내가 느꼈던 공기가 그대로 따라온다.

스케치를 마무리했을 때쯤 바람이 완전히 식었다. 노트를 털자 흩날리던 미세한 흑연이 가로등과 섞여 점묘처럼 빛났다. 오늘의 골목은 그렇게 한 장의 이야기로 남았다.